“은혜를 알면 조용히 좀 살아.”
결혼하기 두 달 전.
은혜를 갚기 위해 삶을 죽여야 했던 유인은 노트북 하나를 들고 폭염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.
“기억, 못 하나 봐요.”
콧날이 곧고 눈빛이 무거운 카페 사장 주성.
유인은 잊은 줄 알았던 기억의 저편, 어리지만 말없이 그녀를 지켜주었던 동급생을 기억한다.
“죽지 마라.”
어떻게든 살아야지. 그래서 저들이 짓밟은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야지.
네가 다시 빛날 수 있도록, 나는 내 생애를 바칠게.